이 책은 지금까지의 서양신화와 마법담에 편증되어 있던 우리들의 획일화된 상상력을 지양하고, 동양적인 상상력을 자유롭게 심어 주어 우리 사유와 우리 문화의 뿌리가 저 아득한 신화에까지 맞닿아 있음을 확인시키기 위해 기획․집필된 정통 신화서이다.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신화 이야기는 철저히 중국 고대 문헌의 원전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미지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노력하였다. 신화 내용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고전 이미지를 구하기 위해 중국, 일본, 대만 등지의 박물관과 도서관, 서점 등을 몇 차례나 왕래하며 관련된 중요 자료들을 거의 망라하였다.
이 책에서는 먼저 해당 중국 신화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한 뒤, 그리스 로마 신화 등 서양 신화와 비교하여 반드시 그 차이점을 드러냈다.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표준으로서 지위를 해체하고, 중국 신화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이다.
1만 8천 년 동안의 잠에서 깨어난 거인 이야기,
사라져버린 슬픈 어머니 신 여와 이야기,
불패영웅 치우와 황제의 전쟁 이야기,
열 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린 천하 명궁 예 이야기,
영혼을 찾아 떠난 주목왕의 모험 이야기,
퉁방울눈의 누에치기가 세운 촉나라 이야기 등
신비롭고 지기한 이야기,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들이
300여 컷의 화려한 신화 이미지들과 어우려져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왜 서대문에 형무소가 있었나? 왜 거북이는 비석을 업고 있나?
고구려 벽화 수문장의 정체는? ‘붉은 악마’의 신화적 기원은?
제사상에 복숭아를 놓지 않는 이유는?
이 한 권으로 동양의 정신과 사상, 감정과 행동의 뿌리를 캐내며,
비로소 우리는 신화에 대한 반쪽의 이해에서 온전한 이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국내 최초 정통 신화학자가 쓴 재미있는 신화 이야기!
신화는 인간과 인간의 삶에 관한 가장 오래된 이야기로서 인간의 생각과 감정, 이상 등 인간 존재의 사유체계와 삶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종교학자 멀치아 엘리아데는 ꡒ신화를 ꡐ인 일로 템포레(in illo tempore, 아득한 그 때)ꡑ, 우리의 이성이 기억해 내지 못하는 아득한 그 때에 대한 근원적인 회상ꡓ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신화 읽기란 ꡐ근원적 사고ꡑ에 대한 신비하고 지적인 탐험이다. 이성과 합리주의로 무장한 현대에도 오히려 신화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ꡐ인간이 누구이며, 왜 사는 것인가ꡑ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보게 하는 것이다.
지난 출판시장에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2>는 100만 부에 달하는 판매고를 일으키며 신화 붐을 형성하였으며,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수백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한반도 전체에 신화에 대한 관심을 최고조로 이끌어 냈다. 이후 신화를 키워드로 하는 유사서들의 난립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 동양 신화에 대한 저작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간혹 있다고 해도 동양 관련된 신화서는 학술서, 전문서 중심이거나 외국 필자의 시각과 서술로 이루어진 책 위주였다. 이후 국내물들이 몇몇 선을 보였으나 질적으로 설익은 함량미달의 책들이기 일쑤였다.
요컨대, 현재 국내 출판 시장은 서양의 대표적인 신화인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한 관심과 지식으로 편중되어 있고,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 근원을 탐색하는 동양 신화에 관련된 제대로 된 책이 거의 출판되어 있지 않았다.
이 책 <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동양 신화>는 이러한 사회 저변에 확산된 신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되 제대로 된 우리 시각과 상상력으로 쓴 신화 이야기이다. 정재서 교수(이화여대 중문과)는 명실공히 신화 관련 국내 최고 정통학자로 우리 사유와 삶의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양 신화에 대한 전체적인 이야기와 서사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계통과 체계적인 시각 없이 좌충우돌 길거리 이야기꾼의 만담풍에 머물러 있었던 신화서에서 이제 비로소 국내 독자들도 정통의 신화서를 읽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비로소 우리는 신화에 대한 반쪽의 이해에서 온전한 이해가 가능해졌다.
[책 속으로]
마침내 홍수가 물러간 후 두 남매는 박 속에서 나왔지만, 이미 살아남은 사람들은 하나도 없었고, 착하고 어진 아버지 고비도 이미 죽은 후였다. 살아남은 사람이라곤 오직 복희와 여와 두 남매밖에 없었다. 인간이 다시 세상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남매지간인 복희와 여와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수 없으므로 인간의 대는 이것으로 끊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을 안타깝게 여긴 천상의 별 태백금성이 복희와 여와가 결혼하여 인류의 대를 잇기를 권하였다. 남매는 펄쩍 뛰면서 몇 번이고 완강히 거부하였다. 차마 남매간에 결혼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오뉘 사이인 우리가 결혼을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야. 하지만 이렇게 인간의 대가 끊겨서야.......’ 속으로 망설이단 남매는 우선 하늘의 뜻을 알아본 후 그 뜻에 따르자고 결심했다. 복희와 여와는 하늘의 뜻을 알아보기 위해 산에 올라가 각기 다른 봉우리에서 연기를 피워 올렸다. 만약 두 연기가 합쳐지면 남매의 결혼을 허락한 것으로 여기고 그렇지 않으면 둘의 결혼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로 여기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마침내 두 봉우리에서 각각 연기가 피어올랐고 잠시 후 두 연기는 서서히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연기가 서로 합쳐 뒤엉키자 남매는 이것이 하늘의 뜻임을 즉시 깨달았고 마침내 결혼하여 다시 인류를 번성시켰다.
- p. 59 홍수 속에 살아남은 남매, 인류의 어버이 되어
■ 세계적 신학자들이 보낸 찬사들!
엄청난 지적 자극을 주는 책이다. 탁월한 해설, 풍부한 이미지로서 동양 신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한눈에 펼쳐 보여주고 있다. 학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신화 읽기의 즐거움과 지혜를 선사하는 진정한 명작이다. -요시다 아츠히코(吉田敦彦 ; 일본 학습원대학 교수)
참으로 탐나는 책이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신화학자 정재서 교수는 글과 그림, 양면으로 동양 신화 특유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우리 한자문화권에 있는 나라들은 소중한 현대의 고전을 얻게 되었다. -엽서(葉舒憲 ;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