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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자유에 대한 벌린의 입장은 합리적 존재로서 자신의 목적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의 적극적 자유보다는 강제의 부재 상태, 즉 소극적 자유를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앞서서 살펴보았듯이 벌린이 소극적 자유의 편에 서서 적극적 자유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 그는 분명히 적극적 자유라는 관념에 일리가 있으며 정당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과, 소극적 자유라는 관념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벌린의 취지는 소극적 자유라는 발상에 일리가 있는 만큼 적극적 자유의 발상에도 일리가 있지만, 또한 이 주변에 수많은 언어적 왜곡과 혼동의 위험도 있음을 지적하는 데 있다. 물론 벌린의 논의가 소극적 자유보다는 적극적 자유의 관념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왜곡과 혼동 쪽에 더 무게가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벌린에게 더욱 염려스러웠던 것은 전체주의 체제보다도 그 체제의 바탕을 이루는 발상이 전 세계의 지식인에게 미친 엄청난 영향력이었을 것이다.
벌린의 정치철학적 통찰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오늘날의 정치현실에서 중요한 함의를 지닐 것이다. 이 책은 벌린이 천착했던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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