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교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괴짜 과학자 로버트 매튜스의 기상천외한 과학 이야기.
상식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독특한 발상과 두드러진 학문적 성과로, 전문 지식의 대중화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수상(1996년). 3년 연속 영국 최고의 교양과학 칼럼리스트로 선정(Periodical Publishers Awards, 2003~2005년). 영국과학저술가협회(Association of British Science Writers)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저술가상 수상(2000년).
화려한 수상 경력만큼이나 빼어난 학문적 역량과 대중적 흡인력을 두루 갖춘 로버트 매튜스(Robert Matthews, 애스턴 대학교 정보공학과 연구원)의 책이 국내에서 번역·출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그의 이름이 낯설지만은 않다. 우리나라 교양과학 출판 시장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책 중 하나인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동아시아)는 로버트 매튜스에게 이그노벨상을 안겨주었던 논문 <머피의 법칙 속의 과학(The Science of Murphy's Law)>을 소개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왜 토스트는 항상 버터를 바른 쪽이 바닥으로 향해 떨어져 우리가 낭패를 보게 되는지, 대형마트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섰을 때 왜 우리가 선 줄만 유독 느리게 느껴지는지 등등.
『기상천외 과학대전』은 이렇듯 우리 생활 속의 과학에서 출발하여 우주의 수수께끼까지, 물리와 화학, 자연과 생명의 세계를 넘나들며 과학을 알기 쉽게 풀이한다. 또한 지은이는 교과서 속 과학적 개념들을 보기 좋게 재구성할 뿐, 여전히 오래된 지식을 답습하고 있는 적지 않은 교양과학 서적들과는 달리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ure)>,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등을 통해 발표된 최신 연구를 곁들이며, 잘못 알려져 있는 과학적 상식을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지은이는 이야기한다. 나선형 은하의 탄생에서부터 욕조 구멍을 빠져나가는 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현상은 과학의 기본적인 법칙들을 품고 있다고. 심오한 진리를 안에 숨기고 있는 자연의 세계에는 사소한 것이란 없다고. 그래서 자연과 우주를 이해하는 열쇠는 질문을 얼마나 제대로 던지느냐에 있다고.
질문이 가장 훌륭한 과학 선생님이었습니다. 사소한 호기심을 엮어 정교한 과학의 그물을 엮었습니다.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끊임없는 질문과 사유 덕분이었다. 어린 시절 “빛을 타고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의 영감을 얻었다는 아인슈타인의 이야기. 흔들리는 접시를 바라보며 회전율을 골똘히 생각하다가 자신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소립자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리처드 파인만의 일화. 이 모두를 그대로 믿지는 않더라도, 질문과 호기심이 과학적 사고를 키우는 원동력임을 일러주기에는 충분하다.
『기상천외 과학대전』은 이러한 작은 호기심과 질문에서 출발한다. “정말 지문이 사람마다 달라? 다 찍어본 거야?” 너무나 당연한 질문처럼 보여 모두가 그냥 지나쳐버린 질문. 지은이는 지문이 과학적인 수사 방법의 하나로 사용된 것은 프랜시스 갈턴(Francis Galton) 경이 1892년에 발표한 논문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그가 패턴 연구에 사용한 지문은 채 10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연성에 근거를 둔 소박한 믿음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왜 그가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토해내는 어린 아이의 호기심이 자신에게는 가장 훌륭한 과학 선생님이라고 고백하는지 알 수 있다.
“인간은 어떻게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만만치 않다. 100여 년 전 찰스 다윈이 인간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한 까닭은 손을 해방시켜 도구를 좀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가설을 세상에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직립보행의 이유는 좀처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미스터리 중의 하나이다. 화석이나 인체의 분자 구조를 분석해본 결과, 인간이 처음 직립 보행을 하게 된 것은 약 700백만 년 전인데 비해, 인간이 손으로 도구를 잡고 활용한 것은 그로부터 약 450만 년이 지나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인류학자 레이몬드 다트(Ramond Dart)의 주장에서부터, 인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는 1980년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의 연구, 식량을 채집하는 등 인간의 행동 패턴에 의해 해부학적 구조가 변화되었다면서 다윈의 이론을 멋지게 재구성한 조나단 킹던(Jonathan Kingdon) 박사의 견해에 이르기까지. 지은이는 이 문제를 풀리지 않은 숙제로 가능성을 열어 놓으며, “정말 그럴까?” 하고 의심하는 자세가 과학적 마인드를 키우는 것임을 말없이 웅변한다.
이 밖에도 책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과학적 사실, 경험상으로는 쉽게 알 수 없는 것들,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질문을 좇아 종횡무진 지식을 엮어간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렸던 ‘베들레헴의 별’의 정체를 밝히며 신성과 초신성의 차이를 설명하는가 하면, 케첩 통에서 틱소트로피 현상을, 달의 환상(Moon Illusion)을 통해 착시효과를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