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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은희경이 새 소설을 펴냈다. 여덟 번째 책이자 다섯 번째 장편소설로, 2003년 여름부터 2004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했던 글이다.
<비밀과 거짓말>은 바로 산 자와 죽은 자들에 의해 회고되는 고향, K읍의 이야기이다. 의심스러운 죽음과 출생이 맞물려 진실로 믿었던 사실들이 거짓과 비밀이었다라는 것이 탄로되기에 이르르면 손에 잡힐 듯 그려지던 K읍은, 고향은 사막의 바람 속에 모래 알갱이로 흩어져버린다. 우리는 고향에 가도 영원히 방문자일 뿐이라는, 살아서도 객사귀(客死鬼)처럼 떠돌아다닐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자들이라는 전언에 허를 찔린다. - 하성란 (소설가)
이 소설은 인물들의 성격과 의미들이 훨씬 생생하고 극적으로 살아나는데다가, 허구의 인물들 이야기에 맞물려, 사이사이 구체적인 연대기적 사건 사실들이 다양하게 들어가는데, 거기에 이음새랄까 재봉선 같은 게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 자연스럽고 능숙한 배합 때문에 단순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넘어서는 품격이랄까, 중량감이 배가되었다. 무척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또한 굉장히 유려하고 섬세한 문체 안에는 마치 철삿줄 같은 낭창낭창하고 질긴 특유의 힘이 숨어 있다. - 임철우 (소설가,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
누구에게나 삶은 불완전한 문장으로 남는다. 완전한 문장은 결국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저마다 상상의 삶을 꿈꾸며, 하지만 그 삶에서 소외된 채 살아갈 수밖에. 이 소설의 주인공은 지난 세기의 어느 지방 소도시다. 정교하고도 아름답게 회고된 문장 속에서 이 소도시는 서서히 굳게 입을 다물며 죽어간다. 그리하여 소설이 끝날 즈음이면 우리는 한 세계가 끝이 났음을 깨닫게 된다. 어쩐지 그 세계를 추억하는 일은, 낙원에서 추방된 이방인의 몫인 듯한 느낌이 든다. 명명백백한 모든 것들이 이윽고 비밀이 되고 삶은 약간 불완전해진다. 이 사실을 이해한 모든 아들들은 아버지가 된다. 거미줄처럼 정교하면서도 금방 부서질 듯 섬세한 소설이다. - 김연수 (소설가)
차례
축복 없는 봄
세 개의 대문에 관한 꿈
K읍의 싸움법
바람의 신탁
부드러운 환멸
시작되면서 사라져가는 것들
해설 ㅣ 아버지의 귀환과 새로운 역사성의 발명 - 류보선(문학평론가.군산대 교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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