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현재진행중인 고이즈미 정권에 대한 비판 보고서다. 저자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독도 영유권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고이즈미에 대해 일반 대중의 열광을 수반하는 포퓰리즘으로, 다시 말해 정치쇼일 뿐 애국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또 개혁을 가장한 고이즈미 정권은 좀비들의 발호이며, 광기와 망령의 정치로 결국 일본을 파국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매섭게 질타하고 있다. 이 책은 고이즈미 3대에 걸친 정치행로와 일본 정치의 본질인 각종 이권 개입, 정경유착, 파벌싸움, 야쿠자와의 관계, 통일교 커넥션, 컬트 종교 집단 창가학회(공명당)의 정치활동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최근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아베 신조에 대해서도 파칭코 업계의 이권 개입, 통일교와의 관계 박동선과의 관계 등 ‘나가 놀기 유학’ 시절의 의혹을 제시하며 차기 총리로서 자격이 없다고 일갈한다.
“도발하는 고이즈미, 극우의 반동인가 일본의 정신병인가”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일본은 ‘경제 1위, 정치 꼴등’이다. 현재 많은 일본인들이 경제 지상주의로 인해 정치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하지만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더럽고 추악한 면들이 얽히고설켜 곪을 대로 곪아 있다. 일본의 정치는 이런 국내 문제들을 그대로 덮기 위해 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역사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점인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아시아 각국 침략에 대한 역사왜곡 등은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아무리 경제대국이 좋다고 하지만 거기에 올바른 정치사상이 빠지면 결국 전체주의로 흐르고 이웃 나라의 침략으로 이어진다. 지금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가면을 쓰고 있는 군국주의이자 파시즘이 지배하는 1당 독재의 나라다.
일본인 프리랜서 작가 후지와라 하지메의 『고이즈미와 일본; 광기와 망령의 질주』는 고이즈미 집안 3대(외조부 마타지로, 아버지 준야 모두 정치인이었다)를 축으로 메이지 유신을 전후해 현재까지 일본 정치사의 추악한 이면들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오늘날 고이즈미 정권이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는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와 우정민영화는 외조부 마타지로의 정치행로와 똑같아 매파정치의 세습을 엿보게 된다.(아울러 일본정치의 고질병인 세습정치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저자는 고이즈미의 인간성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특히 청년시절 런던유학의 의문들을 추적하고 있는데, 단순한 유학이 아니라 ‘나가 놀기’이며, 국내에서 저지른 한 여성에 대한 파렴치 행위(‘강간 의혹’으로 일본 내 법정 다툼까지 있었다)를 덮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주장한다. 고이즈미는 외국 정상들과도 저질 농담 등을 즐겨하는데, 이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자기 만족애라며 인격 형성의 의문을 제시한다. 또한 부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누나 ‘노부코’에 대해서도, 이혼의 직접적 배경이 되었으며, 누나를 아이들에게 엄마라고 부르게 하는 점, 막후에서 고이즈미를 조정할 정도의 실권을 가진 점 등을 들어 이들의 ‘깊은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사실 고이즈미 정권 탄생은 총리로서의 능력이나 자질, 정책 등의 논쟁이 없었다. 당리당략에 따라 자민당의 위기를 잠시나마 극복하려는 얼굴 마담의 의미였지, 개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처럼 정치이념과 지도력에 전혀 무관한 고이즈미를 총리에 앉힌 사람이 바로 당시 외무장관이었던 다나카 마키코였다. 단지 그녀는 정적 하시모토 파에 대한 자신의 원수를 갚기 위해 고이즈미를 총리에 앉혔을 뿐 일본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런 정치적 조합에 대해 ‘고이즈미 마키코 내각’이라고 조롱했을 뿐 아니라 악마의 향연이 시작된 좀비 정치의 클라이막스라고 냉소했다. 이어 일본 정치의 좀비 연대기를 저자는 각종 이권 개입과 파벌들의 싸움, 야쿠자와의 관계, 통일교 커넥션, 창가학회 등과 연관해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이밖에도 개혁 아닌 개혁 우정민영화를 공공선이 무너진 천민자본주의이며, 포퓰리즘으로 점철된 고이즈미 정권은 언론과 정보조작을 활용한 ‘야스쿠니 유신’(틈만 나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며 민족주의를 내세우기 때문)으로 쿠데타의 다름 아니라고 일갈한다.
한편 자아도취 외교로 이라크 파병을 강행한 어리석음, 방북의 깜짝 쇼, 아시아 각국에 대한 침략 행위에 대한 역사적 반성의 의미 왜곡, 좌충우돌 외교로 냉대 받는 고이즈미 정권의 현주소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