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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에서 정보 테크롤로지까지, 성서의 제작과 출판에 관련된 여러 가지 기술적, 문화적, 역사적 변천 과정을 다양한 판본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크리스토퍼 드 하멜의 『성書의 역사』가 이종인의 번역으로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6세기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호화 장정의 라틴어 필사본,
보라색 양피지에 금 글씨와 은 글씨로 필사했다.『성書의 역사』는 성서의 집필 과정이나, 성서에 묘사된 고대 근동이나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책이 아니다. 채색 필사본과 고문서 분야의 권위자인 저자는 성서를 복음적인 관점이나 신학적 논쟁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책으로서의 성서는 문서로 확인되는 유럽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목적, 형태, 구조를 갖추고 연면히 이어져 왔다. 따라서 그것의 텍스트의 판본들을 살펴보는 일은 그 정통성이나 도덕적 정치적 올바름을 따지는 수준의 논의를 넘어서 저술과 번역, 출판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이 된다. 또한 여기에 수록된 더없이 훌륭한 도판들은 수세기에 걸쳐 제작된 성서의 다양한 판본들을 통해 언어와 문학, 수공업과 미술의 역사, 나아가 서구 문명 2000년의 역사를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놓는다.
성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성공적인 책이다. 인쇄술이 도입된 이래 그 어떤 텍스트보다 많이 제작되었으며 오늘날에도 매년 전 세계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0년에 달하는 세월동안 성서는 글로 쓰인 저작들 중 가장 널리 유통되고 가장 많이 읽혔으며 다른 어떤 책보다 더 많은 문화와 언어, 예술에 영향을 미쳤다. 각각의 시대는 자신의 목적에 맞게 성서를 재단장해 왔고 그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크기, 판본이 존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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