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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동양고전 해왜곡된 동양고전, 더 이상의 묵수는 죄다
한국교수협의회에서 발간하는 《교수신문》은 금년 신년화두로 노자의 “약팽소선若烹小鮮”을 선택하여 새해에 대한 소망을 표현했다. 약팽소선의 뜻을 ‘작은 생선을 끓이듯이 조급히 굴지 말고 느긋하게 참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위한 제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모 신문에도 《교수신문》의 이러한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여 왜 이런 뜻의 사자성어가 선정되었는지에 대한 서평이 실렸다.
약팽소선은 『노자』에 나오는 글귀로, 《교수신문》에서처럼 ‘작은 생선 끓이듯이 조급히 굴지 말고 기다린다’라는 번역은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그에 의하면 “小鮮”은 영토가 작고 국민도 적은 소국을 의미하고, “烹”은 원래 백서본에는 亨(형)=享(향)으로 되어 있었으나 왕필이 烹으로 고쳐 변질 왜곡한 것이며, 享은 “보유保有” 또는 “봉상奉上”의 뜻이므로 이 글은 ‘대국은 소국을 겸병하지 말고 보존해야 한다’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런 주장을 펼치는 이는 바로 한학자이자 철학가인 묵점 기세춘 선생이다.
고전이란 우리 선조들이 수천 년 동안 즐겨 읽고 귀중하게 여겨온 책이다. 그러므로 인류에게 유익한 것으로 검증되었다고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그 고전이 기세춘 선생의 말처럼 원전과는 전혀 다른 뜻으로 변질 왜곡된 것이라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우리가 배워오고 알고 있던 고전의 내용이 많은 부분 왜곡, 변질된 것이라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후대를 위해서라도 이제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로 왜곡된 고전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어려운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묵점 기세춘 선생의 일갈이 우리를 일깨운다. 설의 오류를 밝히고 고전들의 그 본디 의미를 밝혀 썼다. 한학자로서의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논어>, <노자>, <장자> 등의 고전들이 만들어진 이후로 지금까지 긴 시간을 거쳐 어떻게 왜곡되고 변질되어 왔는지 수많은 자료 인용을 통해 살폈다.
저자는 오늘날 서점에 나와 있는 고전들은 한결같이 군주와 스승과 부모에게 복종하고 벗들에게 신의를 지켜야 출세할 수 있다는 일종의 처세훈(처세술에 대한 교훈)으로 왜곡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시각이 동양의 공자 묵자 노장들이 처음에 갖고 있던 사상과 의도를 가려버리고, 그들을 여느 서양의 성인들과 별 다를 바 없이 닮은꼴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전 읽기는 정명에 기초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에서 기존의 해석에 반기를 든다. 예컨대 공자의 <논어>의 경우 중국 고대사를 거쳐오면서 종교적, 정치적 필요에 의해 윤색되었으며, 현재도 예와 악, 덕치와 법치 등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논어>의 기본개념들이 상당수 오역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1부에서는 왜곡된 고전 해석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었다. 나머지 각 부마다 공자 맹자 노장을 비롯해 퇴계 이황, 율곡 이이까지 다양한 동양 성인들의 사상을 종교, 정치도덕, 경제 등의 부분으로 나누어 고전 원문과 해석, 해설을 실었다. 특히 해석 부분엔 비판 대상이 되는 기존 해석을 같이 실어 비교가 가능하도록 했다. 고전은 현학적이고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현대문을 읽는 듯한 쉬운 읽기를 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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