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바슐라르의 철학사상을 자연과 예술, 자연과 문명이 만나는 지점에서 고찰해본 새로운 철학교양서이다. ‘철학자 가운데 가장 위대한 시인, 시인 가운데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불리는 현대 프랑스철학의 선구자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 그에 대한 소개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바슐라르는 과학에 대한 책을 13권, 시학에 대한 책을 12권 남겼다. 이처럼 자신의 철학이 과학과 시학을 아우르듯이 그는 상반된 두 세기를 겪었고, 샹빠뉴(Champagne)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빠리라는 국제도시의 근교에서 숨을 거두었다.” 바로 바슐라르의 ‘대립의 일치’ 사상을 그의 삶 자체에서 읽어내는 것인데 저자가 바슐라르에게서 새롭게 받아들인 점이 바로 이 ‘대립의 일치’ 그리고 ‘자연과 서정의 회복’이다.
저자는 탄생과 죽음, 하늘과 땅, 말과 사물 등 관념이나 감정, 자연의 모든 커다란 힘이 서로 상반되는 대립을 보여주지만, 이 대립이 실은 동일한 자연의 양끝과도 같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연금술에서 새롭게 받아들인 자기 꼬리를 문 뱀의 형상인 ‘우로보로스(Ouroboros)의 뱀’을 강조하며 이 개념을 바슐라르 철학과 연금술을 통해 풀어낸다. 또한 바슐라르의 네 원소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측면에 더 다가서기 위해 바슐라르가 처음 네 원소에 대한 몽상을 길어왔던 연금술의 우물 속으로 천착해들어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연금술의 의미를 부각시켜, 르네쌍스 연금술의 언어와 자연철학을 함께 검토하여 바슐라르의 예술언어와 연결하는데, 이것은 대립을 공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연금술적 ‘대립의 일치’ 개념을 바슐라르 시학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삼기 때문이다. 자연적 미감을 되살림으로써 참된 서정성을 회복하려 했고, 그럼으로써 자연과 인간 본래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그 속에서 인간에게 적합한 자리를 찾으려 한 바슐라르 예술론의 의미를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