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살에 말러를 만나 평생 그의 벗으로, 음악적 동료로 지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 말러'를 가장 가까이에서 증언해주고 있다. 말러라는 이름을 낯설게 느끼는 이들도 있겠지만, 2004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연주된 교약곡은 말러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음악축제나 주요 오케스트라의 공연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세계 최고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역량을 시험하는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20세기 전반기 최고의 지휘자로 추앙 받는 브루노 발터는 말러를 만나며 "그 천재를 만나다니,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저런 대가를 만나다니"하며 진솔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발터는 말러의 음악을 해석하고 소개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말러의 연주를 통해 세계적인 지휘자로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을 통해 두 거장의 영혼의 교류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최초의 근대적 지휘자, 마지막 낭만주의 작곡가
"1894년 6월, 그의 교향곡 1번이 초연되었습니다. 이 공연을 보고 언론은 격분하며 아우성을 쳐댔습니다. 비평가들은 '황폐한 분위기인데다 통속적이고 또 끔찍하게 과장이 심한 작품'이라며 봇물처럼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그는 몸집이 작고 창백하며 여윈 사람이었습니다. 길쭉한 얼굴에 고상한 이마를 칠흑 같은 머리칼이 에워쌌고, 안경 뒤의 눈은 아름다웠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인상적이고 악마적이며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지휘자였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지휘자 가운데 한 사람이자, 초창기 말러 해석의 권위자인 발터의 본명은 브루노 발터 슐레징거(Bruno Walter Schlesinger)이다. 1876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베를린 슈테른음악원에서 공부했다. 1894년 쾰른에서 데뷔한 뒤 함부르크, 브레슬라우, 프레스부르크, 베를린의 국립가극장에서 활동했다. 열여덟 살에 구스타프 말러를 만나 이후 평생동안 그의 제자이자, 친구, 음악적 동료로 관계를 지속했다. 1901년부터 1912년까지 빈 궁정오페라단에서 일했으며 뮌헨 가극장 음악감독,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약했다. 1934년부터 잘츠부르크음악제를 운영했으며, 1936년 빈 국립가극장 음악감독직에 취임했다. 나치가 집권하자 유대인이었던 발터는